아침에 일어나 브라인드를 걷으니
밤새 소복하게 눈이 내렸다.
아파트 주차장에 서있는 차들이 솜이불을 도탑게 덥고 잠들어 있다.
이런...아버님께 가야하는데...
어제 저녁 아버님께 드릴 국을 끓여놓고 아침에 가려고 했는데 눈길이 발길을 매둔다.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고향에도 눈이 퍼붓고 있단다.
먹을 거 있으니 오지 말라고 하신다.
부모와 지식의 마음이 이렇게 다르다.
자식은 눈 내린다고 아버님께 가는길을 망설이고
아버지는 절대 오지 말라고 하시고...
어제 퇴근하는길 우체통에서 기다린 한권의 동시집
웃음 좋은 이봉직 시인이 보낸 '내 짝꿍은 사춘기'를
한자리서 다 읽고 말았다.
이봉직 시인처럼 맑은 시가 퐁퐁 고인 시집
초등학교 5학년 1학기 말하기 듣기 교과서에 그의 시'웃는기와'가 실린
아주 깨끗한 아이마음으로 사는 시인이다.
대전일보.매일신문,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멋진 시인
그 시인이 보내준 동시집'내 짝꿍은 사춘기'
나를 사춘기적 그 시절로 거꾸로 달리게 해준 아름다운 책이다.
눈발이 거칠어진다
눈맞으러 나가야겠다.
눈속을 헤메는 마음을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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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 그치고 오후에 시골 아버님께 다녀왔다.
마음 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