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우리가 사랑할 날 얼마나 남았을까?

비단모래 2008. 8. 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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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 남편과 만난 아름다운 부부

그부부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돌아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술한잔 하고 거실에서 맛있게 잠든 남편에게 얇은 이불을 덮어주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꺼내 내 생활에 대비 시켜보았다.

 

"우린요..결혼할때 부모님 반대가 너무 심했어요.

그 어려움을 이기고 결혼해서 시간이 아까워 못싸워요.

어떻게 한 결혼인데 싸우며 지낼수는 없잖아요.

남편이 조금 성질을 낸다 싶으면 내가 참고..성질이 누구러진 다음에

내가 차근히 말하면 남편이 곧 미안하다고 하죠.

그렇게 30년 가까이 살고 있어요"

 

"그리고 남편은 내 모습을 자기 식대로 고치려 하지 않아요

있는 그대로 칭찬합니다.

좀 부족한 것은 이해하고 잘하는 것은 기뻐해주고...

서로 바빠서 시간이 맞지않아 더 애틋한것 같아요"

 

 

아...우리 생활과 비슷한점이 많았다.

우리도 서로 바빠서 며칠전 부터 서로 약속을 해야 저녁이라도 함께 먹을 수 있으니..

남편은 주말에 같이 여행하는 것이 소원인데

몇년째 주말 생방송으로 하고 있으니

방송하는 아내와 사는 어려움을 톡톡히 감수하고 있다.

 

"나..이번 추석도 많이 힘들것 같아

주말에 추석이 있으니..방송 끝나고 시골로 들어갔다가

아침 차례지내고 다시 방송하러 왔다가

저녁 8시 방송 끝나고 다시 들어가야 할것 같아"

 

남편이 말했다.

"걱정하지마. 방송하는 사람들은 그런 명절이 더 바쁘고...그런거 알아.

몇년째 그래왔는데 뭘..이번에는 추석 차례지내고 나오면 저녁에 다시 들어오지마.

밤길에 혼자 운전하고 오는 거...마음이 않놓여"

 

"늘 아버님 섭섭하시겠어"

"그냥 고단한 며느리 이해해주실테지 뭐...이해 못하셔도 할 수없고...난 당신이 늘 고단해서

미안해,..일하면서도 집안 대소사 챙기랴 명절 챙기랴..."

 

그말에 가슴이 짠해졌다.

 

 

사랑의 기술이란 책에 보면

사랑은 서로를 기쁘게 보호하고 기쁘게  책임지고 기쁘게 존경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어찌 긴 결혼생활에 기쁘게 평탄한 길만 있을까?

 

내년이면 우리도 결혼 30주년...

폭풍우도 눈보라도 견뎌온 세월

참으로 푸르고 당당하던 남편이 "난  아내앞에서 꼬리내리고 산다"라고

농담처럼 말하는 모습 애잔하다.

 

 

우리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서로 있는 그대로 보아주며,

자신에 틀에 맞추려 힘빼지 않으며,

 

우리 사랑할 날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기쁘게 보호하고 기쁘게 책임지고 기쁘게 존경하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진흙에 뿌리내리고도 저 아름다운 연꽃을 피워내는  진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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