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이렇게 많은 일들을 해내며 시작했는데
어느새 끝자락에 섰다.
때로는 숨막히게 바쁘고 때로는 쓸쓸했고 때로는 환희롭고
때로는 감동이었던 시간들이 흘렀다.
365일 백지로 다가온 2008년의 다이어리를 준비하며 ..
시간의 마차 위에서
-공광규
마부가 말했다.
지금 마차는 사십 오세 역을 지나고 있습니다.
나는 마부에게 항의했다.
왜 이렇게 빨리 지나는 거요, 이건 내가 원하는 속도가 아니오.
마부는 말했다.
이봐요, 손님. 속도는 당신 주민등록증에 써 있소. 쯩을 까보시오.
나는 쯩을 쥔 손을 부르르 떨며 마부에게 떼를 썼다.
억울해요, 좀 천천히 가거나 마차를 멈춰주시오.
마부는 근엄하게 말했다.
이 마차는 속도를 늦추는 법이 없소. 내리면 다시 탈수도 없구요.
나는 더욱 놀라서 마부에게 졸랐다.
그렇다면 시간을 파는 가계를 찾아주시오. 돈은 얼마든지 있어요.
몸과 영혼과 시간을 다 바쳐서 번 돈 말이오.
시간을 살 수만 있다면 모든 걸 당신에게 주겠어요.
마부는 심각하게 말했다.
글쎄요, 이 마부조차 시간을 파는 가게가 있다는 얘기를 아직까지 들어본 적이 없소.
그러나 당신의 용기가 가상하니 찾아보죠.
마부는 채찍을 마구 휘둘러대고, 마차는 더욱 빠른 속도로
시간을 파는 가게를 찾아서 달리고 달렸다.
마차의 속도는 갈수록 더 빨라졌고, 시간을 파는 가게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중에는 너무 빠른 나머지 나는 겁이 나서 마부에게 소리쳤다.
여기서라도 당장 내려주시오, 어서! 제발...
마부는 냉정하게 말했다.
그러죠, 늙은이. 이 마차에서 내리는 순간 당신은 꽥이요.
나는 지금 오십세 역을 지나가고 있다.
나는 어느역에서 내릴지 모른다.
시간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놓치고 지나가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2008년 365일
순백지로 다가오고 있다.
설렘
나는 이 백지에 어떤 것들을 채워두며 시간속을 달릴지.
2008년도에는 더 많은 사랑을 기록하고 싶다는 다짐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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