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나리의 영향인지 참 지루한 가을비가 내리는 일요일
오늘 생방송 오프닝은 기청제를 지내고 싶은 마음이라고 썼다.
기청제...
날이 맑기를 기원하는 영제...
제왕이 부덕의 소치를 이르며 하늘께 간절히 비는 행사
정말이지 누렇게 익은 벼들이 무거워 쓰러져 눕고
추석을 앞두고 풍요로워야 할 들판이 깊은 시름에 잠긴 날
어느 단체에서 이 빗속에 경로행사를 연다고 시낭송을 부탁해 경로잔치가 열리는
한 초등학교를 찾아갔다.
빗속에도 수백명의 어르신들이 모였고
자원봉사를 하는 손길들이 바빴다.
떡과 과일..그리고 갈비탕...
어르신들께 드릴 선물
그 어르신들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어머니도 생각나고.
어머니 계시면 딸이 낭송하는 시를 들으실텐데...
곳곳에서 할머니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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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초등학교 5학년때 낳은 막내동생이 수술을 했다.
동생은 간단하다고 하지만 누나인 입장으로 생각하니 마음아프다.
서울에서 해서 가보지도 못하고
문자만 보내주었다.
"막내야...어서 회복하고 전처럼 씩씩한 모습 보여주면 좋겠다-큰 누나"
그랬더니 막내가 전화를 했다.
"누나..괜찮아..걱정마요..병원밥도 괜찮고"
하지만 참 그렇다.
작은 아이 수술하러 서울로 다닐때 서울에서 공부하던 막내는 누나가 올라가면
꼭 함께 병원에서 밤을 보내주었다.
낯설고 두려운 서울...동생이 곁에 있어서 참 든든했다.
공부잘하고 똑똑한 막내...참 자랑스러운 큰누나 동생
동생이 근무하는 직장엘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직장의 원장님께서 동생을 아주 많이 칭찬하셨다.
"우리 똘똘이..할말 하는 똘똘이"라고 하실때 참 으쓱했다.
그 동생이 아프다니...운전하다 불쑥 생각난 동생땜에 눈물이 찡하게 솟았다.
그래...인생의 태풍이 한번 지나간다고 생각하자
다행이 수술이 잘되고 회복이 빠르다니...
좀더 겸허하게 좀더 사랑하며 살자..동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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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도 내내 기상특보를 전하고 있다.
어서 비가 그치고...황금들판과 어우러진 푸른 하늘을 보고싶다.
추석이 추썩추썩 다가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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