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동생이 보낸 편지

비단모래 2006. 10. 27. 20:07

 *어머니 1주기에 대신 읽어달라고 동생이 메일로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를 읽으면서..가슴이 아프다

뜨겁다..슬프다..

 

 

엄마!


막내딸 윤경이예요.

오늘이 벌써 엄마의 1주기네요. 엄마랑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고 이렇게 멀리 영국에 있으니 엄마가 더욱 보고싶어요.

엄마의 1주기도 지내지 못하고 나라로 떠나야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위로해주려고 엄마는 제가 영국으로 떠나오기 며칠전

아주 예쁘고 인지한 모습으로 오셨었죠.

이후로 마음도 편해지고 영국 생활도 있는

힘이 되었어요.


엄마!

엄마에게 반말만 하는 딸이었는데 이렇게 존댓말로

말씀드리는 괜찮아요?

엄마는 저를 과분하게 자랑스러워  하셨었죠?

어쩌면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 노력하고

살았을 거예요.

엄마는 제겐 너무나도 소중한 분이었으니까요.


엄마!

지금 울어요. 엄마 보이죠?

나라에서 이렇게 엄마에게 편지를 쓰려니까

그냥 눈물이 계속 흐르네요.

엄마 하고 부르면 한번만이라도 '와이'하고 대답해주면 좋겠는데.

한번만이라도 '우리 강아지'라고 불러주면 좋겠는데.

엄마는 그렇게 빨리 우리 곁을 떠나셔야 했는지

목이 너무 아파오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엄마에게 자주 전화하는 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 엄마 병원에서 한번만이라도 엄마 지켜드렸어야

 하는 건데.

돌아가시던 낮에 전화했을 간병인 아줌마가 엄마 하혈이

심하셔서 걱정이라고 했을때 다른 생각 안하고 달려갔어야 하는 건데

내일이 있을 알았었어요. 엄마는 그냥 우리 곁에 있을 알았었어요.

정말 한번도 엄마가 돌아가실 거라는 생각 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100살까지 산다고 하셨쟎아요.


엄마!

보고싶어요.

준기 낳기 전에 대전에 내려가 있을 엄마가 설날에 혼자

언니집에 있는 저를 위해 떡국을 끓여 오셨었죠?

정말 처음으로 엄마랑 단둘이 떡국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했었는데 엄마 기억나죠?

엄마는 옛날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글썽 이셨었죠

오빠 손잡고 깜깜한 고개에 올라 아버지 기다리던 얘기하며 많이

우셨었죠?

저는 엄마를 많이 이해하게 되고 사랑해 드려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오빠나 언니들과는 달리 고생도 별로 모르고 자라고,

옛날 기억도 별로 없는 제게 엄마의 눈물은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었어요.


엄마!

우리는 이곳 런던에서 지내고 있어요.

이곳  날씨는 흐리고 잠깐잠깐씩만 해가 나요.

우리 집은 공원 옆에 있고, 아파트 단지내에도 나무가 많아서

창문 밖으로 다람쥐들이 왔다갔다 하는 보여요.

준기랑 지원이는 하루에 2시간씩 영어 배우느라 힘들어하긴 하지만

새로운 생활에 적응을 하고 있어요.

엄마가 그토록 사랑하는 막내 사위도 회사 생활에 적응하며

다니고 있구요.

저도 11월부터는 하루에3시간씩 영어학원에 다닐 계획이구요.

엄마가 항상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낯선 생활도

힘들지 않고 자신있게 지낼 있어요.


엄마!

엄마의 1주기를 함께하진 못하지만 마음은 대전,

엄마와 가족들에게 있는 아시죠?

아버지랑, 오빠, 언니들, 형부, 그리고 조카들 모두 모여 엄마를

기리고 추억하고 있겠죠?

엄마 때문에 웃고, 엄마 때문에 울었던 얘기들을 하면서 엄마를

기억하겠죠?

엄마! 부탁드려요.

아버지 건강하게 지켜주세요.

오빠, 언니, 형부, 원무, 올케, 조카들 모두 건강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있도록 엄마가 지켜주세요.

아버지한테 전화 할때면 가슴 한쪽이 아려서 눈물이 나요.

아버지 많이 보고싶어요. 우리 걱정은 하지 마시고,

진지 드시고, 건강 챙기세요.

우리는 여기서 열심히 생활하다가 가족들 곁으로 건강하게 돌아갈께요.


사랑하는 엄마!

지원이가  할머니가 보고싶으면 하늘을 보라고 하네요.

하늘에 할머니가 계시다구요.

그래서 하늘을 봤어요. 정말 엄마가 계시더라구요.

준기랑 지원이 말이 하늘에는 할머니 구름이 있어서

 '준기야, 지원아 절해라'

하시고는  10000원을 주실거라고 그러네요.

그리고는 하늘에 대고 절을 하더니 10000원은 대전에 떨어지니까

다른 사람이 줏을 거래요.

그래서 웃을 있었어요. 엄마가 사랑하는 준기,

지원이도 외할머니 생각을 하고 있어요.

좀더 아이들 곁에 계셨으면  많은 추억이 만들어졌을텐데.

하지만 제가 엄마의 딸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외할머니 많이 기억할 있게  확실히 교육 시킬께요.


엄마 이젠 편안하게 쉬세요.

엄마! 사랑해요그리고 저를 엄마의 딸로 낳아주셔서 감사해요.


2006 10 28 토요일 엄마의 1주기에

영국 런던에서 막내딸 윤경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