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우산속에
http://www.itsrain.com-우산사진 출처
드라마작가 조소혜씨가 간암으로 죽었다
자신의 몸을 잠식해 오던 암덩이를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수많은 밤을 지새며 주옥같은 대사들을 건졌을텐데.
참 아름다운 드라마를 남기고
그녀는 나무들의 뿌리로 돌아갔다.
왜 이렇게 가슴이 물컹하게 아플까
미혼의 50여자
초를 다투고 피를 말리고 그러고도 칭찬없는 어둔 방에서
우적우적 밥을 먹으며 눈물을 삼켰을것을 생각하니 메어진다.
아니 때로는 웃던 날도 있었다
첫사랑으로 울렁이며 회전목마로 꿈을꾸며 맨발의 청춘으로 달리며
엄마야 누나야를 불렀을 조소혜씨
누군가 이런말을 한다
가수는 스트레스를 밖으로 표출해 오래살고
작가는 가슴에 쌓아놓는다고...그래서 작가는 .....
간암말기 판정보다 더 무서웠다는 시청률조사표...
정말 동정이 가는 말이다.
우리에게 내밀어지는 모니터와 청취율 시청률
그 숫자에 울고 웃고...
참 우울한 뉴스다
작년 내동료도 의자에 앉아있다 그냥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등이 오싹하다
언제부턴가 무지개 우산이 쓰고 싶었다
비오는 날 무지개 우산을 쓰고 나가면 빗줄기가 빨주노초파남보로
내릴 것 같았다
그 아롱한 빗속에서도 하늘에 걸린 무지개가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어제 남편이 내차에 무지개우산 하나를 실어주었다.
"어떻게 내맘을 알았어?"
"언젠가 비오는 날 무지개우산 쓴 사람을 유심히 보길래
올 여름 무지개속에서 꿈꾸라고..."
"푸~~~훗"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비 올 생각없이 무심하다
허긴 찔레꽃 하얗게 피었는데...이때쯤은 많이 가물어서 찔레가뭄을
겪는다고 하는데...
오늘 처럼 우울한 날은 무지개 우산을 쓰고 싶다.
영미씨에게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우리 남편들 놔두고 여자끼리 저녁먹자"
화들짝 오케이를 외치는 유쾌한 친구 영미씨
"무슨 일 있어?"
"아니..얼굴도 본적없는 드라마 작가 조소혜씨가 죽었어
근데 내가 왜이리 슬프지...."
"동병상련이지 뭐"
친절한 영미씨와 여자들의 저녁식사를 끝내고 돌아왔다.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는 날 무지개 우산을 같이쓰고 싶은 사람이다.
그리고 또 어느 여름날...내 우산속으로 들어 올 사람은 없는건지..
영미씨가 전해준 유쾌한 웃음을 적어본다.
"자기야...사람 나이를 상품으로 치면 뭔지 알아?
10대는 샘풀이고 20대는 신상품이고 30대는 정품이고 40대는 명품이고
50대는 이월상품이고 60대는 재고상품이고 70대는 창고대방출상품 이래 ㅋㅋ
그래도 우린 아직 명품이잖아...힘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