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나에게도 이런 좋은 상이 오는 군요.
항상 마음 속에서 생각하고 겉으로 표현하지 못 했는데
하나님께 제일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에게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나를 소개합니다.
60여명의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서 나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만 스포트 라이트르 받아 죄송합니다.
트로피의 여자 발가락 몇개만 떼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항상 제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를 설레게 하고,
현장에서 열심히 할 수 있게 해준 전도연씨에게 감사드립니다.
(전도연을 바라보며)너랑 같이 연기하게 된건 나에게 정말 기적같은 일이었어.
마지막으로 저희 가족과 사랑하는 동생과 조카와 지금
지방에서 열심히 공연하고 있는
'황정민의 운명'인 집사람에게 이상을 바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어제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탄 '너는 내 운명'을 연기한
배우 황정민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눈물이 핑 돌았다.
이 짧은 수상소감은 어떤 수식과 웅변보다 아름다웠다.
그의 연기의 색깔만큼이나 진정성이 배어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고단했던,쓰라렸던,외로웠던,아팠던
지난날이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주 예쁘게 내 남자에게 기쁨을 전한다며 '웰컴 투 동막골'
의 강혜정이 그의 남자 조승우를 향해 눈빛을 보냈다.
웰컴 투 동막골 영화를 보면서 순수한 백치미를 보여준 그녀가
가슴찐한 사랑을 고백했다. 그 모습 왜 그리 아름답던지......
지켜보면서 함께 그 순간의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그들의 고단하고 힘든 길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곁에서 말없이 응원해주는 사람
따스하게 손잡아주고 넉넉한 눈빛으로 가슴 덥히는 사람
얼마나 큰 위로인가!
내 운명......그리고 내남자......
내게도 27년 한결같은 남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