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서에게!!
동서와 나와 인연을 맺은지도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네.
나보다 한살 아래인 동서는 정말 알뜰하고 살림잘하는
둘째며느리가 되어 허둥대는 나를 늘 미안하게 했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서로 얼굴 한번 붉히지 않고 내가
'이랬으면 해' 라고 말하면'알았어요 형님'으로 대답한 동서.
형님은 늘 바쁘다고 몸이 부실하다고 걱정하며
맛있는 음식했다고 오라고 전화하는 동서! 함께 대전에 살며
동서만 생각하면 얼마나 마음이 따뜻한지 모르겠네.
어제 동서가 김장을 해서 보냈네.
'아무래도 시골가서 김장해야 할까봐요. 배추도 시골배추가 맛있고..형님은 걱정말고 일하세요.'라던 동서에게 겨우 배추값만 들리고
그 많은 김장을 하게했네.
다행이 울산 세째동서와 서산 시누이가 함께 도왔다지만
형님대신 그자리를 채우며 넉넉함을 베풀었을 동서.
방송국에 나와 일 하면서 영 마음이 편치않아 동서에게 전화를 하니
"형님...벌써 다해가요..그리고요 울산 요리사 작은 아빠가
어찌나 맛있는 점심을 만들어 주었는지 형님 오셔서 드셨으면
좋았을걸...배추전도 부치고..."
300포기의 김장
우리집의 겨울 양식을 준비한 동서에게 고마움을 전하네.
동서가 보낸 김치를 김치냉장고에 가득 넣어두고
얼마나 든든한지.
오늘 아침 그냥 뜨거운 밥만해서 김치만 놓고 밥을 먹었네.
매콤하게 간이 맞는 김치를 먹으니
어젯밤 기침으로 잠을 설쳐 깔깔한 입맛을 돌려놓았네.
동서의 손맛이 났어.
"형님~시골 김치냉장고에도 가득 넣어 놓았으니 형님 마음 놓고
가져다 드세요"
세상에~이런~
자네 남편이 처음 우리집에 와 함께 살 때~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면서 침 힘들때 내가 많이
신경쓰지도 못했고 더구나 나와 동갑인 시동생이 참 어려웠네.
하지만 얼마나 자상한지 밥상을 들어주고
빨래를 거들어주던 조용조용한 시동생...
그 시동생이 데리고 온 아가씨는 조카(한성)를 얼마나
이뻐하던지..지금도 한성이는 작은엄마를 종종 놀리곤 하지.
작은 엄마를 무지 좋아하면서 동서가 만든 찐빵과 탕수육은
일품이라는 아이들은 동서를 졸라 힘들게 할때도 많지.
공무원의 아내로
정말 알뜰하게 살림한 동서..집을 장만하고 아이들 셋을 기르며
윤나게 집안을 가꾸어가지.내게 힘이되는 동서!
겨울동안 김치먹으며 동서 많이 생각할게.
며칠 후 동서 생일이네. 그날 내가 저녁 살게.
우리 서로 남남으로 한 집안의 며느리로 만났지만
친구처럼 의지하며 살자. 어머님도 안계신 허전한 집안
우리가 따뜻이 꾸려가자. 그리고 함께 예쁘게 나이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