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커피를 좋아하던 동서에게 다녀오다
비단모래
2012. 12. 9. 14:34
12월은 이상하게 가슴이 아릿한 달이다.
우리 결혼기념일도 들어있고
작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동서 생일
그리고 동서가 떠난 크리스마스 이브
동서네 결혼기념일
동서 이쁜 둘째 딸 생일까지 12월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12월을 지내는 시동생의 마음은 어떨까?
다음주 동서의 생일이 들어있어서
어제 동서 산소를 다녀왔다.
대설에 눈이 정말 많이 내린 세상은 환상적으로 아름다웠다.
눈꽃세상 길을 달리며
이 아름다운 길을 함께 보았음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을 했다.
동서의 산소는 이렇게 눈속에 있었다.
평소에 그렇게 좋아하던 커피 한 잔을 놓았다.
암투병을 할 때 다른 맛은 다 변했어도 커피맛은 변하지 않았다던 동서는
정말 커피를 좋아했다.
명절에 한참 전을 부치다가도 형님 우리 커피한잔 할까?
그러며 주전자에 물을 끓였다.
밥먹고 설거지하고 난 후면 어김없이 커피를 타서
후후 불며 마셨다.
뜨거운 커피가 맛있다고 웃던 동서
눈 쌓인 산소앞에 놓았던 커피
그 향기라도 맡았을지...
산소 앞에서 우리도 커피 한 잔 씩 했다.
동서와 함께...
시골집에 아직 남아있는 우물위에
이만큼 눈이 쌓였다.
30cm는 되는 것 같았다.
시골집은 온통 눈속에 갇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