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수항리 연가

비단모래 2012. 8. 26. 16:09

일요일 아침

시골가자..

 

그리고 떠난 길

가을이 가득하다

 

아름다운 그길을 지나며

아믈다운 마음으로 가야지

마음먹으며

 

 

나의 시아버님

생각만 해도 애잔하지만

맏며느리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33년을 산다.

그 푸르던 시절

다 어디가고

이렇게 하얗게 색바래가고 계시다.

 

 

 

 

 

 

 

 수항리연가

 

그렇게만 서 계셔요

메타세콰이어 길 처럼

휘어지더라도

꺽이지 마세요

 

한 점 도려낸 살 점처럼

아프지만

그래도 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

잘 삭혀주세요.

일주일에 한 번 뵙는 걸로

가슴 쓰다듬는 맏며느리

애써

사랑하지 마옵소서.

 

담장에 줄줄이 매달리는 호박도 늙어가는

가을초입

등이 휘어지는 호박줄기처럼

꼬부라지는 당신이 계신 곳

 

그곳도 가을이 들이닥치고 있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