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마음이 꽃처럼 피다
오늘아침 계족산 등산 길에서 찍은 능소화
엄마 많이 힘드셨죠?
몸살 나셨을것 같아 걱정이예요
몸 뿐아니라 마음한켠도 서늘한 제사였지요
그런데도 민서위해 그렇게 신경써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할 뿐이예요
엄마 덜 힘드시게 착하고 현명한 며느리되도록 노력할게요
편히 주무시고 힘내세요
-큰 며느리
아이들은 차안에서 잠들었어요
엄마 고생많으셨어요
도착하면 전화할게요
-작은며느리
올 할머니 기일은 많이 쓸쓸했다.
우선 우리집 웃음 담당 전담당이던 둘째 동서가 없고
울산에 사는 세째동서는 지난주 조카결혼에 왔다가
조기사오고 고사리를 삶아오고..참석은 못하고
네째동서는 안오고
막내동서는 일본 출장 갔다고 못오고...
시아버님 남편 나와 우리집 아들둘 마느리 둘
애들 작은아빠와 조카둘
이렇게 제사를 지냈다.
아들다섯 며느라가 다섯으로 명절이나 기일이면 북적북적 했던 우리집
이렇게 단촐하게 제사를 지냈다.
아마 점점 더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런데 다행인것은 우리집 두 며느리가 집안 대소사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이다.
장을 보아오고
전을 부치고
하는 일을 해내는 며느리들
상차리는 일은 남자들이 성큼 하고
제사 지내고 그많은 설거지는 큰아들이 말끔하게 해놓았다.
엄마..작은엄마 안계시니 역시 좀 쓸쓸하죠?
그러며 큰며느리는 집안을 밝게 하려고 애썼다
작은며느리는 채린이가 영 떨어지지를 않고 울어대서 애쓰고..
날은 덥고 국끓이고 전부치고 집안은 그야말로 열기로 가득찼다.
에어컨에 선풍기 세대를 틀어도 후끈거리고 땀이 흘렀다.
할머님 기일은 언제나 이렇게 더위와 싸우고 있다.
이렇게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는 그시절 우리어머님은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음식도 금방 쉬었을테고 떡이니 한과니 집에서 다 하셨으니
가히 그 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으셨을거다.
처음 시집가서 할머니제사에 가면 불 때서 하는 일이 참 힘들었다.
지금은 이렇게 편리하게 하는데도 덥다.
10분이면 끝나는 제사 하루종일 동동였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아버님 모시고 가족이 모일 수 있어서 좋다.
큰 며느리에게 나중 니가 할때는 정말 간소하게 해라.
라도 말했더니
엄마 이런날이라도 가족이 모이면 좋죠
우리는 채원네랑 두집이고
사촌 시동생 둘 있으니 엄마보다는 얼마나 간소하겠어요
며느리가 8남매 맏며느리의 일을 이해해주었다.
너도 맏이니 책임이 크겠다..라고 했더니
잘하면 되죠 뭐 한다
그렇게 더위와 싸우며 제사를 지냈고 큰 아들은 깨끗하게 설거지를 해주고 갔다.
아버님 모셔다 드리고 채원네도 보내고 나니 집이 텅 빈 느낌이다.
그러고 있는데 큰 며느리에게서 톡이 날아왔다.
어찌나 기특한지 피곤함이 싹 가셨다.
두며느리...정말 신세대 며느리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아는 며느리들이다.
그래서 나는 힘이난다.
남편도 한마디 했다.
정말 수고했어 더운데...
그 한마디가 온몸에 생기를 채운다.
며느리 마음이 꽃처럼 피어난다.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