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기적처럼...잘 살아야겠네

비단모래 2011. 8. 10. 12:44

 

병원에서 아버지는 점심 사먹으라고 극구 5만원을 주셨다.

안받는다고 하자 그럼 약사러 안가신단다.

하는 수 없이 받아 주머니에 넣고 돌아왔다.

 

방송국에 돌아와 방송원고를 부지런히 준비하는데

유리작가에게 카톡이 날아왔다.

"오늘 생선까스예요.."

오늘은 남자 진행자가 일찍나와서 같이 점심을 먹으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아..돈이 없다.

 

그냥 지갑에서 돈을 꺼내 9층 구내식당에가서 생선까스를 맛있게 먹고

"나 아버지가 주신 돈 찾아보러 가야겠어

차안에 혹시 있나..찾으면 빵 사줄게"

이러저러 했다고 남자진행자에게 설명하고

자동차키를 가지고 나오다가 1층 화장실엘 들렸다.

혹시 아까 화장실에서 빠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

화장실에 돈이 떨어져 있었다.

내가 화장실을 들른 시간은 오전 10시 20분경

그리고 다시 찾아간 시간은 12시 20분경

 

두시간이 흐른 후였다.

남자 진행자에게 1층에서 전화를 했다.

"찾았어"

 

1충화장실은 방송국 직원만 쓰는 곳이 아니다.

1층에 갤러리도 있고 M카페도 있어서 외부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다.

그런데..2시간 동안 이화장실에 아무도 안올걸까?

 

남자 진행자가 말했다.

 "사람들이 혹시 누가 찾으러 올까봐 그대로 뒀을거다

아님 CCTV가 있으니..."

 

그러나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께서 딸 점심먹으라고 주신 돈 이라..

여든다섯의 아버지에게 5만원은 큰돈인데

그 마음을 잃어버리면 안되니까..

 

덕을 많이 쌓으신 아버지 마음이라 잃지 않게 했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뿌듯했다.

혹시 찾지못했으면 아버지 마음을 잃어버린 것 같아 오래 안타까웠을 것이다.

 

5만원을 지갑에 넣으며

안심했다.

혹시 돈을 보고도 자기것이 아니라 넣지않았던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모두 잘 되시라고..

그리고 나도 잘 살아야겠다고..

기적처럼...오늘 비도 그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