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럴때 엄마가 생각나는지 모르겠어요
작년 겨울 김장을 맛있게 해줘서 지금까지 잘 먹고 있는데
오늘 이렇게 열무김치와 파김치..그리고 봄향기 가득한 두릅을 따가지고 와
전해주고 갔습니다.
쉽지않은 일인데
손이 아파서 요즘 뜸을 뜨고 있는 내손을 보더니
이렇게 마음을 전하고 갔습니다.
마음도 이쁘고 얼굴도 이쁜 그녀는
어떻게 내게 이렇게 마음을 나누어 줄 수 있을까요?
모임에서 저녁을 먹고 왔는데도 워낙 갓 담근 김치를 좋아하는 나는
젓가락으로 열무김치 파김치를 먹으며"맛있다 맛있다"를 외쳤습니다.
친정엄마 살아계실때, 시엄마 살아계실때 정말 김치걱정 않하고 살았는데
어느땐 김치 가져가라는 것도 귀찮을 때가 있었는데
무슨 선심 쓰듯 가져와서 "김치 맛있냐"를 물어보는 엄마에게"응"
하고 대답만 던지고 말았었는데
지금은 김치가 이렇게 귀하게 됐습니다.
엄마 미안했어요
그때 엄마 참 맛있어요...라고 대답해 드렸어야 하는데..
점심에 친정아버지 모시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맛있게 잘 드셨습니다.
이런 맛있는 걸보면 니 엄마 생각이 난다는 아버지..
아버지께서 열심히 운동을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드신다고 합니다.
뭘 오래 살겠다고 운동을 하나..그게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사는 동안 아파서 자식들 짐 않되고 싶어서..
그리고 어느날 잠자듯 가시는게 소원이라고 하셨습니다.
왜 가슴이 툭 떨어지는지요.
"아버지 우린 엄마도 없는데 아버지까지 않계시면..."
아버지 계시는 아파트 화단에 이렇게 에쁜 연산홍이 피었습니다.
아버지의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요?
여든 다섯의 우리아버지
엄마없는 하늘아래 우리를 든든히 지키고 계시는 아버지.
며느리 밥풀꽃을 보면 시어머님 생각이 납니다.
유난히 혹독한 시집살이를 하셨다고 하는데
이 며느에게는 따뜻한 사랑을 주고 가셨습니다.
엄한 시할머님께
고추장 조차도 마음놓고 먹지 못하는 시집살이를 하셨는데도
이 며느리가면
금방 겉절이를 무쳐주셨고..손수 한 두부
손수 쑤신 도토리 묵...
지금은 너무도 귀한 ,,다시는 불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맛이 되었습니다.
나는 우리며느리 절대 시집살이 않시킨다고
결혼식날 선언하신 시어머님은
24년간 그 약속을 지켜주셨습니다.
그리고 고요히 하늘로 가셨습니다.
오늘 어머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친정엄마 생각도 많이 났습니다.
아버지께 여쭈어 봤습니다.
하늘나라 가면 그분들 만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