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봄을 캐다

비단모래 2011. 3. 28. 12:40

 

 

 

 

 

 

 

토요일은 동서가 병원에서 퇴원해 안양 작은 아들네 집에 간다기에 KTX로 안양을 다녀왔다.
여동생과 함께
동서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목소리도 예전 목소리가 돌아왔다.
울산에 있는 동서까지 올라와서 모처럼 세동서가 또 웃음꽃을 피웠다.

 

그리고 어제 일요일 시골집을 가보고 싶다는 동서말을 듣고 다시 시골집으로 갔다.

멀리 마이산이 보이는 곳

2년 넘도록 비어있는 집은 지난 겨울 폭설에 댜문도 비닐하우스도 다 무너지고 그야말로 나간집 같았다.

그런집을 식구들과 정리하고 나무가지치기를 하고...마당을 쓸고

 

점심은 진안의 가장 유명한 순대국집인 제일식당에 가서 피순대국 한그릇 씩을 먹었다.

역시..순대국밥은 진안 피순대국밥을 따라올 게 없을것 같다.

동서도 맛있게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소주 한병 사가지고 어머니께 가서

어머니..작은며느리 살펴주세요..어머님께서 하늘의 신들과 만나

상의하셔서 우리동서 꼭 낫게 해주세요 라고 기원하자 동서가 웃었다.

동서가 웃으니 내마음이 편하다

"형님 조카가 병원에 있으니 마음도 편하고 조카며느리가 밥을 싸다 주고 해서 잘먹었어요

그리고 채원이 재롱보면서 잊기도 했구요"

채원이가 작은할머니까지 웃게 만들었다니 다행이다.

작은엄마에게 마음써준 작은 애들에게 고맙다.

 우리세동서

마음도 잘맞고 웃음도 많은데..이렇게 둘째가 아프다.

한동안 아무런 일도 잡히지 않더니 동서가 웃으니 모든게 즐겁다

이 웃음이 오래 함께하기를

 울안 텃밭에 그야말로 냉이가 지천이었다

세동서가 캔 냉이가 커다란 양푼에 하나였다.

대강 흙을 털어냈다.

이 냉이가

동서의 봄속에 들어가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싱싱한 새피를 주입시키기를 바라며..

 

막내시동생까지 달려와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하고

돌아오면서

어죽을 먹으러 들렀다.

 

어죽

민물고기를 갈아서 고추장 된장 넣고 끓여

쌀 국수 수제비를 넣고 깻잎 그리고 수삼을 썰어 얹어주는 곳

금산 에서 영동쪽으로 가다 보면 있는 어죽 첫번째 집 "삼이랑 닭이랑"집의 어죽이 맛이 좋다.

"형님 예전에 큰아빠가 사주셔서 한번 먹어봤어요" 하던 동서도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하루를 봄을 맞으며 보냈다.

우리동서 1차를 끝내고 다시 4월에 2차를 하러 가겠지만

그때까지 몸 잘 건사해서 거뜬히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냉이를 가져오다 엘리베이터에서 8층 꽃집아줌마를 만나

한봉지 주었다.

봄을 함께 맛보자고...

언젠가 도토리 묵을 쑤었다고 현관문에 걸어놓았던 그 아름다운 나눔에 봄을 줄 수 있어서 즐거웠다.

 

 

동서가 웃으니 세상이 모두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