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도우미
후배가 보낸 청첩장을 이용해 남편이 만들어 현관문에 붙여놓은 건망증도우미
앗!!전기코드 가스잠금은?
출근할 때 마다 바라보라고 붙여놓은 것이다.
남편의 아이디어가 대단하다.
몇년 전 물을 올려놓고 안양까지 다녀온 일
물론 집안은 온통 탄내였고
다행이 아이들이 발견해 화를 면한 적이 있고
엑스포때는 손님들 모시고 관광 시키느라 물주전자를 그대로 놓고 나간 적도 있고..
또 출근하면서 전기코드는 뽑았는지
가스중간밸브는 잘 잠갔는지..걱정이 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아파트 열쇠를 사용할때는 문을 안잠근 것 같아서 한참 가다가 다시 돌아 온 적도 있고
하루종일 마음이 찝찝할 때가 많아 비밀번호로 여는 번호키를 달았다.
대체로 남편이 꼼꼼한 편이라 밖에 나갈 때 남편이 모든것을 점검해 버릇해서
나는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내가 출근시간이 늦으니 마지막 점검을 해야하는데
증간밸브 잠그는 것은 잊을 때가 많다.
그래서 이렇게 이런 방법을 쓴 것이다.
픽 웃었다.
나의 건망증을 간간 일깨워 줄 좋은 방법이다.
오늘 방송작가 후배의 결혼식
참 특이하고 보기좋았다.
주례선생님을 따로 모시지 않고 양가 아버지가 단상에서 혼인서약을 받고
성혼 선언문을 읽으셨다.
주례사는 양가 아버지의 덕담..먼저 산 인생의 경험 이야기하는 것을 대신했다.
일률적인 주례사가 아니라
정말로 딸을 생각하는 마음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 사위를 생각하는 마음 며느리를 생각하는 마음을 전했다.
특이하지만 가슴 찡한 예식이었다.
찍어내듯이 하는 예식이 아니라
훈훈한 예식이었다.
나도 큰아이 결혼에 주례를 두지않고 양가 아버지의 덕담으로 대신했다.
아주 특이한 결혼을 보았다고 많은 분들이 자리를 뜨지않았었다.
들째 결혼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
가족이 한마음으로 치르는 예식..하객이 밥먹는게 급하지 않고 함께 축하하는 예식
끝까지 보아주는 예식..
그래서 젊은 그들의 첫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예식으로 치르고 싶다.
첫아이 결혼때도 그럴줄 알았어..구성작가를 하는 엄마를 뒀으니...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그러며 아주 멋진 결혼식이었다고 했다.
하긴 그날 식 멘트를 내가 다써서 사회자에게 넘겨줬으니...
나도 오늘 그럴줄 알았다.
개성 넘치는 방송작가 후배가 밋밋하게 하지않을거라 생각했다.
역시 구성작가 다운 발상이다.
멋진 결혼식을 한 후배작가의 즐거운 미래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