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목련꽃 그늘 아래서 편질읽노라

비단모래 2010. 4. 2. 13:36

 

 드문드문 목련이 수줍게 피고 있다.

반쯤 벌린 미소속에 가지런한 하얀이가 드러난다.

사월은 꽃잔치가 열리는 달인데...즐겁지만은 않은 요즘 방송국으로 한통의 편지가 날아왔다.

개나리빛깔의 노란 편지지에 빼곡하게 석장을 써보낸 소라..

 

소라..소라는 작년겨울 막연히 방송작가가 되고 싶다고 찾아와 내곁에서 2개월을 있었다.

아무런 보수도 없고 별 하는 일도 없이 내가 하는 일을 도우면서

방송미디어과 2학년이라는 소라는 방송작가가 꿈이라고 했다.

 

소라는 집이 우리집과 방향이 같아서

간간 내차를 태워주기도 하면서 작가가 되기위한 준비라든가..

아주적은 상식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개강을 하면서 소라는 3학년이 되었고

나는 무심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소라가 편지를 보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소라예요.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 전에 맞는 이 꽃샘추위가 겨울보다 더 춤고 쌀쌀하게 느껴져요.

그간 건강하게 지내셨죠? 벌써 수업을 개강한지 한달이 다 되었습니다. 신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어요.

2월26일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못뵈었지만 매일같이 짧았다면 짧은 MBC에서의 배움의 시간이 잊혀지지 않고

계속 떠올라요. 그 두달이 채 안되는 기간들의 일들을 다시 곰씹어 보면서 그땐 몰랐던 것들을 많이 생각해보고 그러면서

여러가지를 느끼고 깨닫게  됩니다.작은 예로 이번 학기에 방송구성실습이라는 강의를 수강하게 되었는데요. 그 수업 첫째 과제가

방송프로그램을 모니터 해보는 것이었어요. 자번에 즐거운 오후두시 모니터링이 왔었던 것을 떠올리면서

제가 그것을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어도 선생님께서 흘리듯 하셨던 말씀들을 주워 들었던 것을 기억해 과제를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적어도 프로그램 모니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처음 배우는 친구들 보다 빨리 감을 잡을 수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정말 한가지 아쉬운 것은 선생님께서 즐거운 오후2시 오프님을 한번 써보라고 하셨던 그 기회를 제가 스스로 놓쳤던 것이예요.

방송구성 실습시간에 프로그램 오프님을 써보는 실습이 있었거든요. 아 정말이지 그때 한번이라도 써보지 못햇던

제자신이 너무 게으르고 한심하게 느껴졌어요.

 

잘써서 교수님께 칭찬받고 1등을 하고싶은 그런 생각보다는 작은 경험들이 쌓여 곧 내실력이 될것이라는 것을 방심하고

있었던 제자신에게 너무 속상했어요. 선생님께 직접 가르침을 받을수 잇었던 기회를 놓친것에 대해 ㅣㅇ토록 아쉬워 하는것이 저의 이익만 바라는 이기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것은 아니지만 그땐 제가 선생님 곁에서 항상 똑같이 라디오방송을

제작하고 녹음하는 것을 보며 보냈던 방송국 내에서의 일상적인 생활에 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잠시 잊고 있었던것 같아요. 그때 선생님께서 저를 보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워요.

 

매일 오르는 통학버스 안에서 보내는 1시간여의 시간동안 방송국에서의 시간을 종종 회상하곤 하는데 제게 너무 좋은 기억으로

한분한분 마음에 자리매김 되어 작았던 제마음그릇이 더 커지고 가득찬 기분이예요.

정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던 기회를 주신것에 대해 아직도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대학생이 되고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며 스스로가 성장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이번 겨울방학이 저를 많이 변화시키고

방전 되었던 에너지를 가득 채워준 값진 시간 이었어요.

 

이번 방학을 통해 방송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많이 배웠는데 또하나 제가 얻어간 것이 바로

사람인것 같아요. 스치는 인연도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하게 만들어준 인연이 있답니다.

바로 제가 있을때 한 공개방송에서 만났던 택시시가님을 우연히 만나게 된 거죠.

 

그래서 택시를 타고 재미있게 간적이 잇답니다.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와 이른아침 기상과 곧 멀미날것 같은 텅학버스.과제와 수업 아르바이트로 정신없이 한학기를 보내겠지만

좋은 작가라는 꿈을 꾸며 한발짝씩 다가가는 저를 기대해 봅니다.

항상 소녀같은 감성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설렘을 안겨주시는 선생님의 건강을 기도합니다.

 

프로그램 해내시며 대학원까지 다니시느라 많이 바쁘신ㅁ에 선생님의 밝은 웃음과 건강 만큼은 잃지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ㅡ소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