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예쁜 후배를 보내며

비단모래 2010. 3. 12. 11:13

 

오늘 4년간 방송국에 근무한 후배작가가 결혼으로 떠나게 됐다.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누지 못했지만 늘 자신의 책상에서 말없이 일하던 후배.

같은 팀에서 꽃다발을 준비하고 케잌을 준비해 돌렸다.

그 마음도 예쁘다.

 

방송생활 20년간 참 많은 후배들을 보냈다.

작가.리포터. MC

인생은 흐르는 것이라지만 후배들이 떠날때 마다

아릿한 마음이다.

참 고생했는데...열심히 일했는데..

대개는 결혼으로 떠나지만..

 

역시...헤어짐이란 우리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법정스님이 입적하셨다.

단 한번도 뵌적은 없지만 이상하게 섭섭하다.

그리고 그분의 마지막 말씀이 역시 큰어른이란 생각에 다시한번 존경의 마음이 든다.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내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해 사용해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

법정스님은 머리맡에 남아 있던 책을 약속한 대로 스님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에게

전해줄 것을 상좌에게 당부했다.


절대로 다비식 같은 것을 하지 말라.
이몸뚱아리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 소중한 나무들을 베지 말라.

내가 죽으면 강원도 오두막 앞에 내가 늘 좌선하던 커다란 넙적바위가 있으니 남아 있는 땔감 가져다가

그 위에 얹어 놓고 화장해 달라.

수의는 절대 만들지 말고, 내가 입던 옷을 입혀서 태워 달라.
그리고 타고 남은 재는 봄마다 나에게 아름다운 꽃공양을 바치던 오두막 뜰의 철쭉나무 아래 뿌려달라.
그것이 내가 꽃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어떤 거창한 의식도 하지 말고,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리지 말라.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사리도 찾지 말고, 탑도 세우지 말라.

 

 

 

재물을 잃었다고 슬퍼하지 말라

우리가 정말 슬퍼해야 할때는

우리의 가장 큰 재산인

사랑하는 마음을 잃었을때다

-에픽테토스

 

에픽테토스 명언처럼 헤어짐에 슬퍼하지 않으려 한다.

후배에게는 또다른 빛나는 꿈이 있기에...

다만 후배의 흔적을 남겨놓고 싶어서 카메라에 담았다.

후배가 쓰던 노트북안에 후배는 많은 꿈과 절망과 희망을 담았으리라.

그 마지막 판도라 상자에서 희망이 튀어나오기를 바란다.

 순백의 청첩장처럼

지금은 눈부신 첫출발의 앞두고 있다.

이 순백의 결혼생활에 후배는 어떤 색깔을 입혀 나갈까?

 

부디...

사랑은 ~때문에 시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지 사랑하는~결혼 생활이 되기를 바란다.

참 아쉬운 일은 시아버님 생신날이 후배의 결혼날이라 참석하지 못하는게 아쉽다.

마음으로 간절한 기원을 보내며 이 블로그를 펼쳐볼때 마다 후배를 추억하리라.

 

 

 근데..이 봄에 서너명의 후배들이 떠난다고 한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많은 생각이 드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