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處暑] 단상
남편과 큰아들이
벌초를 하고왔다.
처서가 되면 풀이 더이상 자라지 않고
나무의 생육이 더디게 되어
조상님 산소에 벌초를 해도 되는 시기라고 하고
올해는 추석이 일러
좀 일찍 다녀왔다.
마음이 개운하겠다.
토요일 생방송이 쿠바와 야구경기 중계방송 경기로 모처럼 한시간 일찍 끝났다.
어쩌면 그리고 계절의 순리는 이리도 정확한지
처서에 스치는 바람은 가을이 잔뜩 묻어났다.
오늘 점심을 함께한 인동창 선생은 말했다.
겨울에서 봄으로 건너오는 길목바람과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 바람은 꼭 맞아야 한다고 했다.
겨울에서 봄으로 건너오는 바람은 추운겨울 웅크리고 있던 몸을 펴게하고
딱딱하던 나무들을 부드럽게 하고
그래서 사람의 몸도 부드러워지는 바람이라고
그바람과 꼭 바람을 피워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여름에서 가을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여름내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늘어진 몸을 탄력있게 만들어주는 수축작용을 하는 바람이라
그 바람과도 꼭 만나 바람을 피워야 한다고 했다.
일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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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야구경기를 보다 너무 가슴이 조려 그냥 컴퓨터에 앉았다.
너무 잘하고 있는데...
태권도 금메달 소식도 들어왔는데..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나는 참으로 아름다운 눈물을 보았다.
눈물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안긴 유도의 최민호 선수
아...그 눈물을 보고 온 국민이 울었다.
악...우리나라 야구팀 금메달을 땄다.
거실에서 남편이 소리치며 좋아한다.
아파트 전체가 들썩한다.
어제 투런 홈런을 치고 울던 이승엽 선수의 눈물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동안 마음고생 많이 했었을 선수
너무 미안했다고 흘리던 눈물
오늘 결승전도 투런 홈런으로 보기좋게 우승을 이끌었다.
아 저 우람한 선수들의 눈물
참 아름답고 멋지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흘렸을 땀과 눈물에 찬사를 보낸다.
우생순..우리생애 최고의 생애를 안겨준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눈물
동메달이 금메달 처럼 빛나던 투혼의 눈물
편파판정으로 힘든 고비를 넘겨야 했던 그 순간들이
눈물로 쏟아졌을 것이다.
우생순..그 아름다운 한편의 영화를 안겨준 핸드볼 선수들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마음이 시원하다.
절기도 처서이지만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최고의 순간을 안겨준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진정으로 사랑을 보낸다.
이제 내일, 우리충청도 출신의 마라토너..봉달이 이봉주 선수의 금메달만을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