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집중하기

비단모래 2018. 8. 22. 06:45

 

 

교보문고에 가서

책대신

색색펜 스무개가 들어있는

뭉텅이를 사왔다

 

간간 깜빡거리는 내 정신을

잡아매고 싶었다

예식장 화장실에 휴대전화를

놓고 나오고

뷔페식당 식탁아래 놓아둔

가방을 까맣게 잊고와

허둥대고 달려가

찾아온 적 있다

 

주전자 물을 가스렌지에 올려놓고

6시간 넘게 잊어버렸다

 

세면대 위

나란히 섰는 치약과 폼클렌징

어느 땐 치솔에 폼클렌징을 얹고

치약을 짜서 세수를 하다

눈에 번개가 치기도 한다

 

아들은 집중해야 한다고 했고

나는 위로가 필요한 시간이라 했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에게 쳐둔 밑줄도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다시 색색의 밑줄을 치기로 했다

내 정신줄에도 단단한 밑줄

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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