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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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모래 2014. 7. 11. 14:50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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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꽃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 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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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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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이금사

 

준비 없이 퍼부은

화약냄새 같은 입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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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고싶다

이금사

 

하늘 닮은 길

길 비친 하늘

세월 품은 나무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리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 일게다.

 

저게 저 혼자서 둥글어 질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달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 일게다.

 

대추나무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출처 : 금사(錦沙)시낭송.스피치 힐링&조이 아카데미
글쓴이 : silkjewe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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