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가는 길
이곳은 아직 벚꽃대궐이다
2년간 병원에 계시는 아버님은 봄이 완연해지면 집에 가시겠다고
열심히 운동을 하고 계신다.
미리
집에가 필요한 것들을 장만해 놓으려고 봄길을 나섰다가
그냥 봄에
물들고 말았다.
시골집 화단에 피어나기 시작하는 금낭화
조롱조롱 불을 켜고
빈집을 지키고 있다.
함박꽃도 실하게 싹이올라오고 있고
돌나물도 화단 가득 번져가고 있다
자두 나무에 꽃이 눈물처럼 매달리고
열매꿈을 꾸고 있고
둥글레 새촉이 통통하게 올라오고 있다
뒤꼍에 가득한 머위
쌉쌀한 추억의 맛을 품고 가득해
위암으로 고생하는 동서 먹이려고
가득..뜯었다
질긴 생명 쑥
계란꽃이라고 가지고 놀던 망초
그리고 돌나물
토종 부추..
호미로 부추밭을 조금 맸는데
나는 농사지을 쨉은 아닌가 보다
영 서툴어..
예전 아버님께서 가지런히 다듬어 보내주시면 그냥 먹기만 했는데
이런 수고로움이..
부추향이 어찌 싱그러운지
저녁에 오이김치를 담갔다
한겨울 눈속에서 얼어죽지 않은 장미 바위솔
빨갛게 봄을 알리고 있다
저 강한 생명
장미꽃 같은..저 붉음
셀카...키키
이렇게 오늘 나는 봄빛에 물들었다
진안읍내에서 피순대국 한그릇에 마신 막걸리에
마음이 물들었다.
꽃이지네...
눈발처럼 떨어지는 벚꽃잎이 아쉽다.
동서에게 들려 머위와 부추 돌나물 망초나물을 나누어주고
집에와서 나도 몇가지 삶아 물에 담가놓고..
저녁에 또 막걸리 한잔...
나는 또 밤에 물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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