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생방송을 하며 잠시 노래가 나가는 사이
이곳에 왔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가 흐르는 실내는 일요일이라 한가하다.
스튜디오 안에 진행자 두명
콘솔박스에 피디와 엔지니어..컴퓨터 앞에 작가...옆 컴퓨터에 날씨 리포터..
이렇게 생방송을 지키고 있다.
낮에 친정아버지께 가서 함께 콩국수를 먹고 왔다.
시원한 콩국수를 만들어 먹다가 여름이면 밀가루를 반죽해 홍두께로 밀어
칼국수를 해주시던 어머니를 생각했다.
어머니의 칼국수는 언제나 일정했다. 한석봉 어머니처럼 국수 굵기를 똑 고르게 썰어내셔서
멸치국물에 호박 감자 넣고 끓여 주시면 그 구수한 맛이란...
어머니 돌아가시고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그 맛이 그립다.
아들결혼을 준비하면서 허둥댈때마다 어머니를 생각했다.
이럴때 어머니 계셨으면...어머니께 물어보고...할텐데....
여름비는 초록비고 우주가 내린 기적이라고 하더니...
세상은 진초록 세상이다.
오늘은 우리에게 젊은 날의 마지막 날이고 우리인생의 가장 전성기라고 하는데..
그리고 오늘은 내일을 정확하게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는데...
오늘
어머니가 그립다.
그리움은 사랑과 같은 말이라는데...사랑하는 어머니가 그립다.
소영원연가
-그리움은 사랑
스물두살 어린 딸
팔남매 장남에게 내어주시며
몇날밤을 뒤척이셨을까
어머니 쓰시던 자개장농과 화장대 냉장고
그대로 실려보내고 그여름 어머닌 어떻게 마음을 추스리셨을까
결혼 앞 둔 큰 아들
자꾸만 자꾸만 걸리는게 많아 이렇게 아픈데
그 거친 인생길이 놓인지도 모르고 천사나팔꽃 처럼 웃던 딸
얼마나 아리셨을까
얼마나 외손주가 이쁜지 업고나가
중앙시장 가게 마다 들려서 자랑하시느라
하루종일 오지않는 어머니를 원망하던 그때
지금 손녀의 웃음에 녹아들며
빌고 또 비는데
그 외손주 결혼식 앞자리에 앉으시면 얼마나 행복하실까
마음으로 다녀가실 어머니
이렇게 허둥대며 무엇을 할까 모르는 딸
마음을 다독이시며 그러시겠지
딸아
잘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
그리움 사랑으로 강이되어 흐르는데
한번 가신 어머니
어디서든 다시 부를 수 없어
아프게 초록동산 소영원을 그린다
아프게 초록동산 소영원을 그린다
어머니 누워계신 초록동산
그립다고 사랑한다고 마음을 놓고 오고싶다.
큰아들 두살때 외할머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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